- 4년 만에 슬롯 머신 일러스트 역성장, 연슬롯 머신 일러스트 1800억원 하회…영업익 100% 가까이 감소한 약 2억원 불과
- 3년 만에 흑자 전환 뒤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연구개발비 153억원 투입,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약 9%
- 잇따른 차입으로 2020년 240억원 불과한 차입금 슬롯 머신 일러스트 말 476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증가
- 금융비용 증가 탓에 영업 흑자 불구하고 순손실 기록…5년 연속 슬롯 머신 일러스트 마이너스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홈페이지 캡처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홈페이지 캡처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중소형 제약사인 슬롯 머신 일러스트(11월 결산법인)이 연매출 2000억원 고지 점령에 실패했다. 지난해 4년 만에 연매출이 감소하면서 2020년 이후 꾸준히 이어오던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업이익도 100% 가까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으며, 순손익은결국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여기에더해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면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던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다시 적자를 탈피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작년 매출액(이하 개별기준)은 1757억원으로 2023년보다 2.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97.39% 줄어든 약 1억8089만원이었다. 순손실의 경우 약 5억7489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 순이익은 61억2176만원이었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지난 2001년 사상 최초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2007년에 1200억원, 이로부터 10년 만인 2017년 1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1300억원대 갇혀있던 매출액은 2022년 1600억원대로 점프했고, 이듬해인 2023년에 또 18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연도별 손익계산서 현황.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보고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연도별 손익계산서 현황.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보고서)

지난해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의약품 사업부문이 1439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81.9%의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식품 사업부문이 약 248억원(14.1%), 화장품·임대 등 기타 사업부문이 70억원(4.0%)이었다. 지난해 의약품 사업부문의 매출은 4.5%(약 68억원) 감소했고, 식품 사업부문의 경우도 1.3%(약 3억원) 매출이 줄었다. 반면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은 42.4%(약 2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품 사업부문에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능성 음료인 ‘미에로화이바’ 등이 포함돼 있다. 미에로화이바는 1989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20억병 이상이 판매됐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지난 2021년 20여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펩타이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인 ‘랩클(Labcle)’을 선보였다. 회사는 20종 펩타이드가 함유된 기능성 화장품인 랩클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 사업부문 매출이 감소하면서 기타 사업부문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전체 매출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매출 감소폭은 3% 미만에 그쳤는데,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100%에 육박하면서 간신히 영업 흑자를 유지했다.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2023년 57.6%와 비슷한 수준인 58.3%였다. 결국 판관비와 연구개발비가 늘면서 수익성이 훼손된 것인데, 판관비와 연구개발비는 각각 2023년보다 4억원, 약 31억원 늘어났다. 그 결과 지난해 판관비율은 2023년보다 약 1%p(포인트), 같은 기간 경상연구개발비율은 약 2%p 상승했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2021년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바로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고, 2023년에도 영업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간신히 영업 흑자를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22년 4.9%에서 지난해 0.1%로 급격하게 하락한 상태다. 2022년까지 100억원에 못 미치던 연구개발비는 2023년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50억원을 뛰어넘었다. 2023년과 2024년의 연구개발비는 각각 122억원, 153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역성장했지만, R&D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순손익의 경우 2023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덕분에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지만, 작년에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역성장과 R&D 투자 확대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더해 금융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금융비용은 2023년의 22억31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인 22억3600만원이었는데, 영업이익이 급감한 탓에 금융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면서 순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금융비용이 증가한 이유는 슬롯 머신 일러스트이 잇따라 금융권에서 차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2020년 240억원에 불과하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476억원으로 200억원이 넘게 증가한 상태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연도별 재무상태표 현황.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보고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연도별 재무상태표 현황.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보고서)

이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을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차입금 조달로 인해 2023년을 제외하고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를 나타냈다. 2020년의 경우 75억원, 2021년 약 33억원, 2022년 70억원, 지난해 61억원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을 보였다. 2023년만 유일하게 -64억원을 나타냈다. 2020년에는 3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2021년에는 15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2022년에도 10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지난해에는 59억원 단기차입금과 37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조달하며 자금을 확보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경우 2023년(-45억원)에 이어 지난해(약 -24억원)에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의 경우 2020년부터 슬롯 머신 일러스트까지 5년 연속 매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는 유형 및 무형 개발비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활동을 꾸준히 진행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순현금을 살펴보면 2023년 약 141억원 감소, 슬롯 머신 일러스트 59억원 감소했는데, 그 결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약 302억원으로 최정점을 찍은 이후 작년 약 103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다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늘어나고, 현금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재무구조는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11월 결산법인이라 2024년 11월 말) 부채비율은 97.8%로, 10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비율의 경우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던 2022년(185%)에는 못 미치지만, 2022년 이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022년 126%였던 유동비율은 2023년 131%, 지난해 136%를 나타냈다. 자산총액 역시 2020년 말 1575억원에서 지난해 말 1564억원으로 4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연도별 현금흐름표 현황.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보고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연도별 현금흐름표 현황.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보고서)

이상준 슬롯 머신 일러스트 대표는 지난달 27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에는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HDNO-1605(개발코드명)’의 임상2a상 결과 발표와 치매 복합제인 ‘디엠듀오정’ 품목허가 획득 등 의약품 부문에서 성과를 일궜다”며 “올해도 주요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성공적인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및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지속 가능한 기업 체계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전신은 1965년 창업자 고(故) 이규석 회장(2006년 별세)이 세운 ‘현대소독화학공업’이다. 현대소독화학공업은 1969년 물파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회사를 확장한 현대소독화학공업은 1973년 풍전제약을 합병, 같은해 ‘슬롯 머신 일러스트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식을 상장한 것은 1978년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이로부터 10년 뒤인 1988년 당시 이규석 회장의 장남인 이한구 사장이 대표에 취임했다. ‘오너 2세’ 경영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오너 3세’인 이상준 대표 단독 체제다. 이 대표는 지난 2003년 슬롯 머신 일러스트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고, 2011년 처음으로 등기임원 자리에 올랐다. 2012년부터는 미래전략본부장(부사장)을 맡았고, 2017년 11월에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해외사업·연구개발(R&D) 부문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
이상준 슬롯 머신 일러스트 대표가 제6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 슬롯 머신 일러스트)

이 사장은 이듬해 2월 부친인 이한구 회장이 임기 1년여를 앞두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자 뒤이어 대표에 오르면서 3세 경영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 2021년 초 전문경영인인 김영학 사장이 갑작스레 대표에서 사임하면서 슬롯 머신 일러스트은 김영학·이상준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상준 단독 대표 체제가 꾸려졌다.

현재 이 대표의 부친인 이한구 회장이 슬롯 머신 일러스트의 최대주주다. 이 회장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2024년 11월 30일) 기준 17.88%(572만290주)다. 이상준 대표는 4.22%로 2대주주다. 이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4.26%에 달한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물량은 586만4302주로, 지분율은 18.3%다. 최대주주인 이 회장 지분보다 슬롯 머신 일러스트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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